꽃다운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故) 걸그룹 Fx 출신 가수 설리(1994~2019)의 어머니가 방송을 통해 애통한 심경을 고백했다.
설리의 어머니 김수정씨는 10일 밤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 편에 출연해 설리의 어린 시절과 캐스팅 과정, 최자 열애 이후 단절된 모녀 관계, 딸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끝냈다고 연락을 받았던 순간 등을 돌이키며 눈물을 쏟았다.
설리 어머니는 “(설리가) 일곱 살 때 이혼을 하고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며 “설리를 유치원 보낼 돈으로 학원을 보내야겠다 싶어 부산 연기학원에 갔더니 학원 대표님이 너무 좋아하더라. ‘서울에서도 먹히겠다’는 생각으로 서울로 갔다. 6개월 정도 수업을 받고 경비 문제로 포기하려 했는데 설리가 눈물을 흘리며 ‘더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그러고 나서 한달 뒤 설리는 ‘서동요’에 캐스팅됐다. 설리 어머니는 “당시 기사를 보고 SM에서 연락이 왔다”며 “‘SM의 간판스타 연예인으로 키우겠다’고 하기에 설리는 SM으로 들어가 어린 시절부터 숙소생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같은 소속사였던 티파니(소녀시대)는 “설리는 이미 SM에서 유명한 아역 스타였다”며 “(설리가) 살아남기 위해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고 했다.
설리와 어머니의 관계가 틀어진 계기는 ‘13세 연상’ 최자와의 열애였다고 한다. 설리는 2013년 9월 다이나믹듀오 최자와 열애설에 휩싸였고, 2014년 8월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설리 어머니는 “둘이 함께 있는 사진이 찍혔을 뿐, 오보라고 생각해서 설리한테 바로 전화해서 확인했더니 사실이라고 하더라”고 돌이켰다.
설리는 최자와의 공개 연애를 하며 내내 악플에 시달렸다. 티파니는 “어딜 가도 글이 올라오고 사진이 찍혔다”며 “평범한 데이트를 하러 가고 싶었던 자리였는데 갑자기 화제가 되고 그러면 너무 힘들 것 같다. 설리는 이제 스무 살이었을 텐데. 어느 곳에 가든 분위기가 내 얘기하는 것 같고 죄책감 들고”라고 안타까워했다.
설리 어머니는 “13살이나 많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건 갑자기 수준이 확 넘어가는 거다. 노는 문화, 술 문화, 음식 문화, 대화의 패턴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거기서 중간 과정이 다 없어진다”며 “자기가 만난 남자친구를 내가 허락 안 하니까 (설리는) 화가 많이 난 거다. 그때 많이 서운해하더라”고 털어놨다.
이후 설리는 경제적 독립을 선언했다. 설리 어머니는 “그때 설리가 자기는 고생을 한 것 같고 이만저만하게 돈을 벌었으니 그 돈이 얼마인지 알려달라고 하더라. 다음 정산부터는 내역서를 쓰고 돈을 타 써야 한다고 했다. 그때 우리 사이가 끝난 것”이라며 “저도 성격이 되게 불같아 ‘오늘부로 모든 걸 정리하자’고 했다. 연락은 간간이 해도 얼굴은 거의 안 보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2016년 11월 24일 설리는 한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었다. 설리 어머니는 “당시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었다. 병원에 가려고 했더니 회사에서 ‘오지 말라’고 극구 말리더라”며 “(외부에는 설리가)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다친 것으로 기사가 나갔다. 병원에 가보지 못해서 일주일을 울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설리는 최자와 열애 3년 만에 결별한 시기였다.
설리 어머니는 “아마 본인만의 발악이었던 것 같다”면서 “모든 게 불안했을 것 같다. 사랑하는 남자는 떠난 것 같지. 엄마는 옆에 없지. 여러 가지 것들이 감당하기 어려웠을 거다. 그리고 진심으로 누가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겠다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설리는 지난해 10월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는 믿을 수 없었다. 설리 어머니는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설리가) 2년 전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으니까 당연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애통해했다.
그는 “늘 혼자였던 집에서 마지막까지 혼자 나오게 할 순 없었다. 집에 가서 한 시간 넘게 (설리를) 안은 채 손도 만져주고 얼굴도 만져줬다. 한 시간은 다리 베개를 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계속 모자란 것 같다. 발끝까지 다 만져줄 걸. 마지막 인사도 다 하지 못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계속 후회가 남는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제야 내가 안다는 게 마음 아프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티파니는 “설리를 잃게 됐을 때는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보다 저 자신을 먼저 생각했다. ‘왜 내가 한번이라도 더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가까이서 옆에서 깊은 대화를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알고 보면 저를 포함해서 모두가 도움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동안 씩씩하게 밝고 멋지게 시간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인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September 11, 2020 at 05:1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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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자 열애 후 관계 끊어, 후회만” 설리 어머니의 눈물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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