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5일 월요일
□ 출연자 :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중국이 호주에 대해 각종 보복 조치를 내놓으면서 거센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무역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호주 관광과 유학 자제까지 호주에 경제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조치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데요. 연이은 중국의 호주 때리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봅니다. 아산정책연구원 이재현 선임연구위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하 이재현):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호주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행위가 늘고 있으니까 호주 유학을 자제해라. 중국 정부가 지난주에 이런 권고를 내렸는데요. 하지만 진짜 속내는 인종차별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조사를 요구했던 호주에 대해서 보복성 조치를 한 거다, 이런 분석이 지금 가장 지배적이거든요. 연구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 이재현: 저도 그런 분석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중국 정부는 말씀하신 것처럼 인종차별, 자국민 보호, 이런 차원에서 내린 조치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왜 하필 지금 시점이었냐고 하는 게 문제죠.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미국하고 중국하고 지금 서로 비난, 비방하는 일들이 계속되다가 미국에서 코로나의 진원지가 어디냐, 국제적인 조사단을 꾸려야겠다고 했을 때 호주가 이것에 적극적인 동참을, 찬성 의사를 보냈거든요. 그러고 나서 호주의 정치인들하고, 외교장관, 이런 사람들. 그리고 중국의 당국자들 사이에 며칠 동안 설전이 계속 오갔거든요. 그 설전이 있고 난 시점 바로 직후에 이런 조치들이 나오고 있는 거죠. 경제제재까지 포함해서. 그러면 이것은 중국의 입장에서는 호주의 이런 태도에 대한 제재를 취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죠.
◇ 전진영: 그리고 유학 자제령 이전에는 관광도 하지 말라고 했었거든요. 이 부분을 보고 약간 의아했던 게 호주 경제 수입에서 중국인 관광객이랑 중국인 유학생 규모가 어느 정도나 차지를 하길래 이렇게 자제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느 정도나 차지하나요?
◆ 이재현: 중국, 사실 인구가 큰 나라고,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많은 나라들에서 중국 관광객,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중국 관광객들이 중요한데요. 숫자로 보면 호주의 1년에 오는 해외 관광객이 850만 명 정도 되는데, 그중에 중국 사람들이 142만 명이거든요. 그래서 17% 정도 차지하고 있고, 중국 사람들이 방문해서 쓰는 돈도 12억 달러 정도 됩니다. 물론 코로나 사태로 지금 현재는 방문객이 없기는 하지만 이런 게 장기화되면 상당히 큰 타격이고, 더 중요한 것은 유학생들 문제죠. 호주가 아시아 지역 유학생들을 공격적으로 받아서 큰 경제적 수입을 올리고 있거든요. 호주 전체 수출의 3위에 해당합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요. 상품과 서비스를 합쳤을 때. 그래서 320억 달러 정도 되고, 그것 관련된 서비스들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액수가 되는데, 그중에서 중국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교육 관련해서 1년에 호주가 중국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돈이 120억 달러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큰 액수인 거죠.
◇ 전진영: 호주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수입원인 건데요. 그전에는 또 중국이 호주 소고기 수입도 중단하고, 보리에 대해서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도 취했거든요. 이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 이재현: 보리가 지금 호주와 중국 사이 갈등의 첫 번째 타깃이 됐는데, 사실 보리는 18개월 전부터 중국하고 호주 사이에 협상을 하고 있었거든요. 중국의 안티 덤핑 조치를 걸어서. 그런데 액수로는 8억 달러 정도 되고요. 보리 수출이.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호주 보리의 70%가 중국으로 간다는 거죠. 그러니까 중국에서 수입을 금지를 시키면 호주 보리의 70%가 갈 곳이 없어지는 거고요. 소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호주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지금 중국이거든요. 호주 소고기 한 1/4 정도가 중국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이것도 막히면 호주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경제적인 타격이죠. 가격으로는 18억 달러 정도 수출하고 있는데요. 큰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 전진영: 지금 저희가 관광 분야, 유학, 그리고 소고기, 보리에 대해서 이야기만 들어봐도 호주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굉장히 큰 것 같거든요. 어느 정도인가요?
◆ 이재현: 아마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이 가장 큰 교역 상대라고 할 수 있는데, 호주도 예외는 아니거든요. 호주는 지금 한국보다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훨씬 큰 편이거든요. 당연히 중국이 수출, 수입 전체 무역에서 1등을 차지하고 있고. 그 정도를 보면 호주 전체 무역의 거의 40% 가까이가 중국으로 가고 있거든요. 중국하고 이루어지고 있고, 중국이 지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36% 정도 호주 무역을 차지하고 있는데, 2등이 일본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10%가 안 돼요.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라고 하는 것이 엄청난 거죠. 한국은 중국에 대해서 20% 조금 넘고, 그다음에 두 번째가 아세안으로 14% 정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보다, 무역만 놓고 보면 호주의 대중국 의존도가 훨씬 크다고 이야기할 수 있죠. 그리고 무역 흑자도 1년에 800억 정도 내고 있는데, 호주의 무역 상대 중에서 호주가 가장 큰 무역 흑자를 보고 있는 나라가 중국인 거죠.
◇ 전진영: 그렇군요. 이렇게 중국의 호주에 대한 보복조치. 이게 결정적인 계기가 이번 코로나19 국제조사 문제에 호주가 긍정적인 의사를 비치면서 시작됐다고 하는 이야기를 저희가 도입부에 했습니다만, 사실 이 문제 이전부터 중국이 호주에 대한 불만이 계속해서 쌓여왔다고 하는 이야기도 많거든요. 이 두 나라의 본격적인 갈등이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 이재현: 지금 코로나 국제조사는 일종의 방아쇠 역할을 한 거고요. 그 이전부터 갈등이 축적된 것은 짧게 봐도 2017년부터로 돌아갈 수 있거든요. 2~3년 전으로 돌아가는데, 무슨 일이 있었냐면 중국의 부동산업자가 호주에 들어와서 호주 정치인들한테 정치자금을 제공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알려지고, 정치자금을 받은 호주, 당시의 야당 의원이 논란이 되는 발언을, 친중적인 발언을 하고 그러면서 호주 사회에서 중국의 정치자금,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이 호주 국내 정치를 좌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래서 2018년부터는 외국 사람들의 정치자금을 제한하는 법안도 만들어지고 이랬거든요. 그런데 거기서부터 시작된 거죠. 그러다가 2017년 넘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도 태평양 전략이라고 하면서 중국을 포위하는 정책을 했고, 여기에 호주도 적극적인 동참을 했고요. 그다음에 미중 사이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중국에 5G 장비들을 안 쓰겠다, 이런 것에 대부분에 호주가 동참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차곡차곡 갈등이 쌓여간 거죠. 그랬던 것이 이번에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더 이상은 곤란하겠다고 중국에서는 판단을 한 것 같아요. 호주에 일정한 경고를 날리고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래서 지금 이런 일련의 보복조치는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는 중국이 추가로 석탄 수입관세를 높이거나 중국이 지금까지 호주에 있는 부동산 투자를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이런 투자 부분도 제한하는, 이렇게 호주를 추가로 압박할 수도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재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워낙 무역규모가 크니까 중국이 압박을 하려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양할 것 같아요. 석탄도, 호주에서 석탄을 되게 많이 수출하는데, 그것도 중국이 건드릴 수 있는 카드가 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부동산. 부동산은 이미 2019년부터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지금 이런 경제제재랑은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데,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60억 달러 정도 중국이 투자를 하고 있거든요. 이런 자금이 호주에서 빠져나가면 호주 경제에는 꽤 큰 타격이 될 거고, 그 외에도 와인이나 낙농 제품들. 호주 청정국가, 이런 이미지 때문에 낙농 제품들이 중국에 소비를 많이 하는, 돈이 많은 부유한 층으로 흘러들어갔는데 이런 것들도 타격을 줄 수가 있는 거죠. 중국의 입장에서는요.
◇ 전진영: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호주도 지금 굉장히 고심 중일 것 같아요. 호주 정부에서는 중국에 공식적인 대화를 요청했는데 지금 대답도 없고, 그렇다 보니까 호주 내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당연히 나올 것 같거든요. 그러면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고객을 과연 찾을 수 있을까요?
◆ 이재현: 그게 고민이 되는 지점이죠. 호주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의 이런 경제제재가 정치적인 문제랑 연결되어 있는 경제제재고, 불편하고, 그래서 중국을 탈피하고 싶은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무역의 거의 40%를 중국하고 하고 있는데, 이것을 단기간에 대체할 수 있는 상대를 찾기가 어려운 거죠. 물론 장기적으로야 수출 다변화, 이런 것을 통해서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대안을 찾기는 쉽지는 않고,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호주도 중국이 경제적으로 부상하고, 군사적으로 강력해지면서 중국에 대한 경계를 꽤 오랫동안 해왔고, 호주 내부에서도 중국이냐, 미국이냐 하는 논쟁이 꽤 오랫동안 있었던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경제적으로야 지금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중국이 중요한 거고, 그래서 거기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많은 교류를 가져왔는데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반대로 보면 중국이 엄청난 철광석을 또 호주에서 수입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도 이 도입선을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상당히 어려울 겁니다. 물론 호주가 조금 더 취약한 입장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호주가 마냥 당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중국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거죠.
◇ 전진영: 그렇군요. 최근에 이런 중국의 보복성 조치들이, 그리고 또 더 넓게 보면 단순히 호주만을 공격하는 게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워낙 미중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호주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서 미국의 다른 동맹에 대해서 경고를 하는 거다, 라는 분석도 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이재현: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지금 코로나 국제조사로 시작됐지만, 호주는 모르긴 몰라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라고 할까요? 거기에서 일본 이상으로 미국에 가까운 동맹국가거든요. 같은 영어권이고, 되게 오랫동안 협력해왔고, 간단히 말하면 호주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미국이 참전한 모든 전쟁에 호주가 같이 참전했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되게 긴밀한 동맹관계거든요. 이런 호주에 대해서 중국이 경제 제재하는 것은 미국의 동맹국가에 대한 경고라고 볼 수 있는데 이미 관련된 선례들이 있습니다. 시리즈로 나오는 거라고 볼 수 있죠. 기억하시겠지만 센카쿠 열도 관련해서 일본에 대한 히토류 수출을 금지했던 경우도 있고, 그다음에 한국이 사드를 배치했을 때 경제제재가 있었고요. 또 남중국해 문제로 갈등이 있는 필리핀에 대해서는 바나나 수입을 금지한 적도 있었고요. 다 이 나라들이 동맹국가들이거든요, 미국의. 이런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고, 동맹국가들이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늦추거나 중단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죠.
◇ 전진영: 방금 우리나라의 사례도 언급을 해주셨습니다만, 최근에 이런 중국의 호주 때리기를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미중 간의 갈등은 계속해서 심화가 될 수밖에 없을 거고, 그렇다고 하면 우리나라도 대표적인 중견 국가고요. 호주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러면 이런 중견 국가들이 강대국의 힘의 논리 중간에 껴서 외교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나가야 할지 굉장히 고민이 깊어질 것 같거든요.
◆ 이재현: 네, 지금 주로 오늘 이야기는 중국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놓고 보면 미국도 만만치 않거든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전략이라는 것이 미국 우선주의, 그다음에 그런 것들로 인해서 중국하고 경제 전쟁, 무역 전쟁, 계속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고, 이런 모든 것들이 지역에 있는 중견 국가들, 중소 국가들한테는 엄청난 전략적인 스트레스거든요. 지역 중견국가들이나 중소 국가들의 입장에서는 그 지역의 환경이 평화롭게 유지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데, 이런 가장 큰 두 강대국이 싸우고 있으니 골치가 아픈 거죠. 그래서 요즘 많이 부상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지역의 중견국, 중소국들이 연합을 해서 숫자의 힘을 통해서 강대국들에 압력을 넣을 필요가 있다. 이 강대국들이 새로 만들려고 하는 지역 질서에 일정한 목소리를 투영해서 지역 중소국가들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되게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 맥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역시 다자주의라고 봅니다. 강대국들의 무기가 양자주의라고 하면, 중견국이나 약소국들의 무기는 다자주의거든요. 그래서 이 지역의 중견국가들이 어떻게 의기투합을 해서 지역의 다자 협력을 활성화하고, 이것을 통해서 강대국들의 행동을 통제할 거냐. 이게 중견국들의 과제인데,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다 중국과 미국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중견국들이고,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중견국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이런 중견국 간의 연대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현: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June 15, 2020 at 09:2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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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코로나19로 관계악화, 중국과 호주 사이 왜 나빠졌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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