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퇴진 이후 ◆
일본 내 대표적 한국 전문가인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사진)는 30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측면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한일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모두 역사에 매우 집착하는 리더란 점도 한몫했지만, 한국과 일본의 국력 변화라는 구조적 측면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다만 오쿠조노 교수는 "아베 총리 사임이 일한 관계를 다시 냉정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 관계를 두 나라 사이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거대해지는 중국, 아시아에서 역할을 줄이려는 미국 등 동아시아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양국 관계를 보는 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구체적으로 오쿠조노 교수는 아베 총리 사임으로 생긴 기회를 관계 개선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양국 정부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 갈등 상황을 초래한 강제징용과 관련한 자국 입장을 양국 정부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양국 모두 상대 논리나 입장 자체를 들으려고 하지 않다 보니 갈등 확산 구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그는 양국 정부가 기존 자국 정부 입장과 현재 주장의 '정합성'을 고려해 볼 것을 추천했다. 한국은 참여정부 시절 민관공동위원회 보고서 결론과 현 정부 입장에 차이가 있고, 일본은 사할린 억류자·피폭자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하는 것과 현 입장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차기 총리 유력 후보로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3명이 거론되고 있다. 오쿠조노 교수는 "이시바 전 간사장의 경우 반(反)아베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데다 안보 전문가로 한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 당선 시 양국 관계에 가장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시다 정조회장은)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라 관계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지만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외무상으로 참여했던 만큼 단기간 내에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스가 관방장관에 대해서는 "아베 정권에서 한국과의 관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인 만큼 당선 후에도 기존 정책 유지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오쿠조노 교수는 "무엇보다 양국 사이에는 (강제징용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현금화라는 시한폭탄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금화가 이뤄질 경우 이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 보복에 나설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한국 정부의 대응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현금화가 이뤄지면 1965년 이후 쌓아온 양국 관계의 근간이 무너지는 일이라고 여기는 일본 여론과 한국 내 평가는 차이가 큰 것 같다"며 염려했다.
다만 그는 문 대통령이 올해 광복절 축사에서 "대법원 판결은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도쿄 = 정욱 특파원]
August 30, 2020 at 03:5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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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임, 韓日대화 모멘텀 될수있지만 사상최악 양국관계 개선은 쉽지않을 것"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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