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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June 24, 2020

또 이름 들으면 알만한 그들···정·관계 연루설 ‘옵티머스 쇼크’ - 중앙일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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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예금 같은 상품으로 생각했지, 돈을 떼일 수 있다는 걸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최대 1000명 5500억 피해 예상
안전상품이라며 대부업 등 투자
서류 위조, 정관계 연루 의혹도

서울에 사는 60대 A씨는 요즘 속만 태우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리스크(위험)가 전혀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NH투자증권 직원 말만 믿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노후자금으로 쓰려고 넣어뒀던 3억원을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에 투자했다. A씨는 "원금 손실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더니 걱정하지 말라며 가입을 권유했다"면서 "18일 만기가 지나 돈을 잃을까 봐 잠도 안 온다"고 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간판의 모습. 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 간판의 모습. 연합뉴스

옵티머스 펀드 줄줄이 환매 중단 

자산운용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이 잇따르면서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지난 2~3년간 증권사를 통해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를 1조원 넘게 팔았다. 이 펀드는 6~12개월 만기로, 자산의 95% 이상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에서 받은 매출채권으로 편입한다고 소개해 투자자를 모았다. 하지만 일부는 만기가 지났는데도 수익은커녕 원금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옵티머스가 지난 18일 만기였던 25·26호에 이어 24일 만기인 15·16호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하면서다. 묶인 고객 돈은 681억원으로 NH투자증권이 514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67억원어치 상환을 중단했다.  
 
옵티머스가 환매 중단을 결정한 배경에는 '사기 의혹'이 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내용과 달리 실제 대부업체, 비상장 기업의 사채 등에 투자했고, 이 과정에서 관련 서류가 위조됐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환매 불가 공문이 와서 이유를 물으니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와 양도 통지확인서가 위조됐다고 했다"며 "관련 서류를 작성한 H법무법인이 서류를 위조했고, 자신들(옵티머스)도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회사 대표와 이사 등을 출국 금지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매출채권펀드를 대표상품으로 소개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홈페이지. 매출채권펀드를 대표상품으로 소개한다.

"절대 손실 없다더니…" 

환매 중단을 맞은 투자자의 불안은 커져만 간다. 돈이 대부업체 등으로 흘러 들어간 탓에 아예 찾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여기다 불완전 판매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들 펀드 수익률은 3% 안팎(2.8~3.2%)이고, 투자 위험 등급은 6등급 중 5등급으로 위험도가 낮다. 이런 이유로 증권사에선 "절대 손실이 날 수 없는 상품"이라며 투자자를 설득했다는 게 피해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 피해자는 "위험 등급 최저에 공공기관 채권 투자니 안심하라고만 했을 뿐, 상품 구조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펀드.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문제는 만기를 앞둔 옵티머스의 다른 펀드도 대부분 환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규모는 최대 5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옵티머스의 펀드 설정 잔액 5565억원 가운데 아직 만기 전인 펀드 규모는 4800억원대에 달한다. 당장 오는 26일 약 200억원어치의 27·28호 펀드가 만기 예정이다. 업계에선 모두 유사한 구조의 펀드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 환매가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옵티머스가 사모 방식으로 펀드를 팔았기 때문에 정확한 개인 투자자 수는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에선 최소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NH투자증권을 통해 투자한 개인 투자자만 최소 800명, 투자금액은 2100억원 정도다.   
 

거물급 자문단 동원해 성장했나 

이런 가운데 정·관계 연루설까지 터지면서 논란은 더 확산하고 있다. 옵티머스는 지난해 말까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을 자문단으로 뒀다. 옵티머스 전신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을 만든 이혁진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서울 서초갑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거물급 인사를 동원해 옵티머스가 빠르게 성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19일 옵티머스에 대한 검사에 돌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산 편입 내용 위변조 여부 등 자본시장법령 내에서 위반이 있는지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3일 한 행사장에서 사모펀드 1만여 개를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옵티머스운용이 약속한 서류와 실물이 다르다는 게 문제"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부분을 모두 점검하는 계획에 대해 금융감독원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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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5,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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