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진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 | ||
작년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영화 허니랜드>는 마케도니아의 산자락에서 꿀벌을 치며 살아가는 아티제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늙은 어머니와 동물들을 돌보던 조용한 생활은, 어느 날 옆집으로 대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변화를 겪는다.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드라마틱한 인상을 남기는 것은 두 인물 간의 대비가 크기 때문이다. 벌꿀을 채취하면서도 ‘내 것 반, 너희 것 반’이라 말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아티제와는 달리, 새로 이사 온 후세인은 끝없는 욕심을 부린다. 후세인에게도 명분은 있다. 9명이나 되는 가족의 생계와 교육을 걱정해야 하는 가장의 삶을 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후세인의 선택은 그 자신의 가족에게뿐 아니라 아티제의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우리의 현 모습은 아티제보다는 후세인과 더 닮아 있다. 환경과 공존 문제는 현 시대의 가장 큰 이슈지만, 이미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된 세계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오늘도 편리함과 뒤바꾼,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배출하며, 내 이웃에 무관심한 채 살아간다.
하지만 허니랜드>에서처럼 우리가 속한 지구라는 자연은 이제 인간에게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기후변화와 미세 먼지, 이상 질병들은 결국 우리의 삶을 파괴할 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일까?
오랜만에 다시 문을 연 ‘문화가 있는 날 움프극장’에서 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6월 24일(수) 저녁 7시 40분, 관람료는 무료다. VOD, 스트리밍으로는 물론, 극장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므로 이 기회에 꼭 감상하기를 권한다. (좌석예매 : ticket.ulju.uls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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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7, 2020 at 08: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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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의 영화읽기] ,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묻다 - 울산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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