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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19, 2020

“선수들과 관계 끊어질 것도 감수해” 공평 외친 '심판' 한정원의 각오 -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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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용호 기자] 이제는 선수가 아닌 ‘심판’이다.


지난 16일 KBL은 2020-2021시즌 경기본부 구성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첫 번째 내용으로 다가오는 시즌 심판진은 정규 심판 18명과 수련 심판 3명, 총 21명으로 구성됐다는 것이었다. 눈에 띄었던 부분은 새로 합류한 수련 심판 중 한 명이 한정원이었다는 것.

5월에 열렸었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한정원은 은퇴라는 결과를 맞이해야 했다. 2006-2007시즌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던 그는 수차례 이적을 거쳐 2019-2020시즌에는 전주 KCC에서 뛰었다. 이후 재차 FA 자격을 얻었지만, 시장이 문을 닫는 순간까지 한정원에게 새로운 콜을 보낸 팀은 없었다. 결국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했고, 2013-2014시즌 신동한 심판 이후 7년 만의 KBL 선수 출신 심판이 됐다.

최근 KBL 수련 심판으로서 합격통보를 받은 한정원은 곧장 KBL 센터로 출근하며 부지런히 교육 및 훈련에 임하는 중이었다. 지난 17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만난 그는 “은퇴는 스스로 했던 선택이 아니었기에 아쉬움은 컸다. 선수 생활이 끝난 것에 대해 홀가분하기 보단 아쉬움이라고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사실 코트에 더 있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FA 시장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어쨌든 은퇴를 해야 할 상황이 왔으니 바로 다음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러던 와중에 심판을 선택하게 됐는데, 내 입장에서는 많은 후보군 중 하나였다. 근데 아내가 심판이라는 직업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주고,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더라. 이런 대화를 예전에는 나누지 않았었는데, 막상 내가 지원한다고하니 많은 지지를 해줬다”며 심판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을 밝혔다.

선수 출신 심판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현장의 감을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충돌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심판과 선수의 관계이기에 갑작스레 반대 입장이 된 건 걱정이 될 법도 하다.

“부담도 되고, 걱정도 됐다”며 말을 이어간 한정원은 “내가 선수일 때 느낀 거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정확한 판정이라도 우리 팀에 불리한 판정이면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 때도 있다. 그런 느낌을 알기에 걱정이 많았는데, KBL에 와서 심판으로서 배움을 시작하니 오히려 선수들의 입장을 이해하며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생겼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내가 냉정한 사람은 아닌 것 같지만, 그걸 떠나 심판은 양심적으로 맞다, 아니다를 가리는 게 첫째인 것 같다. 그렇게 교육도 받았다. 공평하게 선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배출된 선수 출신 심판이기에 주변의 반응도 남달랐을 터. 이에 한정원은 “애써 주변에 먼저 소식을 전하지는 않았다. 공식 발표가 있고 나서 연락은 많이 왔는데, 아직 답장도 거의 안 한 상태다. 아무래도 심판이 되면 선수들과 관계가 많이 끊어질 것 같다. 그래도 내가 감수하고 선택한 길이기에 견뎌내려 한다”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감을 보였다.

끝으로 한정원은 “선수 때는 팬들의 응원이 좋았지만, 이제는 심판이고, 코트에서 눈에 띄면 안 되는 위치가 됐다. 심판으로서 경기의 승패가 판정이라는 요소로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첫째도, 둘째도 공평인데, 양심적인 심판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각오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사진_ 김용호 기자

점프볼 / 김용호 기자 kk2539@jumpba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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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 2020 at 01:07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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